하켄 : 엘리우드님.
엘리우드 : 하켄이구나.
무슨 일이야？
하켄 : 외람된 줄은 알지만,
드릴 말씀이 있습니다.
앞으로의 싸움은, 저희 신하들에게
맡겨 주시지 않겠습니까？
엘리우드 : 하켄...？
하켄 : 엘리우드님께선 우리 군의
중심이 되시는 분입니다.
만일의 위험을 고려해, 안전한 후방에
대기하시는 게 상책이 아닐까 싶습니다.
엘리우드 : 하켄은 걱정이 많다니까.
난 괜찮아.
...확실히, 나는 아직 미숙해.
너희에게는 걱정을 끼쳐서
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.
하지만...
하켄 : 아뇨, 엘리우드님의 힘을
의심하는 것은 아닙니다.
페레에 계실 적보다도
실력을 더욱 기르셨으니까요.
지금은 엘버트님께도
뒤지지 않을 정도로 성장하셨습니다.
하지만, 그렇기 때문에...
저는 불안합니다.
부디 아무쪼록
무리는 하지 마시길...
하켄 : 엘리우드님.
엘리우드 : 하켄.
하켄 : 주제넘는 발언이지만
다시 한번 말씀드리겠습니다.
부디 자신의 안전을
생각해 주십시오.
엘리우드님께선 싸우지 마시고,
제게 모든 것을 맡겨 주시면...
엘리우드 : 고마워, 하켄.
하지만...
내겐 싸워야 하는
이유가 있어.
이 여행의 목적을
이룰 때까진
도망쳐서 살아남는
비겁한 짓을 하고 싶지 않아.
하켄 : 엘리우드님,
하지만...
엘리우드 : 내게 만에 하나 무슨 일이
생긴다면... 어머님을 부탁해.
홀로 남게 될 어머님을
페레의 모두와 함께 지탱해 줘.
하켄 : ...죄송합니다.
그것은
받아들일 수 없습니다.
엘리우드 : 하켄...？
하켄 : 저는 엘버트님을
지켜드리지 못했습니다.
그에 더해...
엘리우드님마저 잃는다면,
전 엘레노아님을 뵐
면목이 없습니다.
그 자리에서 저도 엘리우드님을
따라갈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.
엘리우드 : 하켄！
하켄 : 그러니,
엘리우드님.
모쪼록 자신의 생명을
소중히 여겨 주십시오.
당신의 생명은
저 따위의 것보다 아득히 무겁습니다.
엘리우드 : 하켄...
엘리우드 : 하켄.
하켄 : 예,
엘리우드님.
엘리우드 : 미안해...
내 어리광으로
네게 폐를 끼친 것 같아.
하켄 : 다, 당치도 않습니다！
엘리우드 : 그때부터 내 나름대로
생각을 해 봤는데...
하켄, 네 마음을
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야.
아버님께서 돌아가신 건
네 책임이 아니지만...
내가 몇 번을 그리 말한들
네 마음은 편해지지 않겠지.
...아버님에 이어 나마저 잃을 수
없다는 마음은... 잘 알겠어.
하켄 : ......
엘리우드 : 하지만 내겐 이뤄야 할 목적이 있어.
이것만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어.
...하지만, 죽어 버린다면
그 목적은 이룰 수 없겠지...
그러니까, 난 죽지 않을 거야.
반드시 살아남아서 사명을 다하고,
어머님의 곁으로 돌아가겠어.
하켄 : 네.
그걸 위해서라도,
싸움은 제게...
엘리우드 : 너도 마찬가지야,
하켄.
하켄 : 네...？
엘리우드 : 너는 지금,
날 지켜 주고 있어.
그렇다면 도중에 무리해서
쓰러지지 않았으면 해.
마지막까지 살아남아서
나를 지켜 줘.
하켄 : 엘리우드님...
엘리우드 : 너도 나도, 함께 살아서
페레로 돌아가는 거야.
그러지 못하면 분명
어머님은 기뻐하시지 않을 테니까.
그리고... 아버님도.
하켄 : 예！
명을... 받들겠습니다.